후배와 이치고에서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
이치고가 어딘지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고하자.
https://jjester.tistory.com/235
나는 원래 토목공학과였다.
아빠의 추천으로 선택했던 토목공학은 적성에 맞지 않았고
결국 한 달만에 자퇴를 하고 재수를 시작했다.
엔지니어가 되고 싶었고 생물도 재밌었기 때문에 둘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의공학과를 선택했다.
그런데 전공 수업을 들어보니 늘 수박 겉핥기식으로 개론만 배우고 끝이었다.
그 고민을 교수님께 털어놓았더니 나에게 연구실 생활을 제안했다.
연구실에서 발의 stiffness를 측정해서 당뇨를 진단하는 기기를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가했다.
그때 처음 프로그래밍을 접했고 더 심도 있게 배워보고 싶어서 복수전공을 시작했다.
연구보다 정치를 더 열심히 하는 교수, 인건비/연구비 횡령 등 처참한 현실에 연구실을 그만두었다.
반면에 복수전공 생활은 너무 재밌었다.
실습시간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내가 어느 순간에는 1등으로 실습을 마치기 시작했다.
전과도 생각했는데 안타깝게도 우리 학교는 3학년 2학기 이후는 전과를 할 수 없었다.
복수전공으로 취업하는 것은 힘들다고 들었기 때문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반면에 부모님은 다른 동기들처럼 PEET/MEET를 준비하기를 원하셨다.
다른 부모님처럼 더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를 바랐던 것 같다.
그러던 중 4학년 때 떠난 배낭여행에서 답을 찾게 되었다.
여행 중에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영향인지, 대자연에 압도되어 그런지
사하라 사막의 쏟아지는 별 밑에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졸업 후 개발자가 되었다.
후배도 전자공학과에서 편입을 해서 우리 과에 왔고, 교수들의 눈에 띄어 연구실 생활을 했다.
내가 느꼈던 것과 같이 이상함(?)을 느끼고 다시 전자공학과를 복수전공을 했다.
그리고 전자공학과 졸업작품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고 그 아이템을 가지고 창업을 했다.
우리의 과거를 떠올려보면 그 당시에는 힘들고 짜증났었는데
결국 그 경험을 기반으로 그 후에는 더 좋은 선택을 해나갔던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순간순간의 선택이 모이고 모여서 지금의 우리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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