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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독후감]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by 째스터 2024.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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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사귄 여자친구랑 헤어졌다.
괴로워하는 중에 침투부에서 정지우 작가가 사랑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너무 공감 되어서 읽게 되었다.
기대는 하지 않고 보기 시작했는데 보다보니 감정 이입이 잘 되고 이별의 상처가 치유가 되는 느낌이다.
나는 전혀 책으로 인해 위로를 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는데 위로받고 있어서 신기하다.


궁전으로서의 사랑, 여행으로서의 사랑
⇒ 내가 생각한 사랑은 여행같은 사랑에 더 가까웠던 것 같다. 그 사람과 함께라면 어떤 장애물도 해쳐나갈 수 있는 사람을 원했던 것 같다. 그 과정에서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며 함께 이겨낼 수 있는 사람.

사랑은 예외다. (중략) 담아두었던 상처나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내면을 공유하게 만들고, 폭발하듯 터져 나오게 한다.
⇒ 지금 돌아보면 나와 상대방은 예외이긴 했는데 반대쪽 예외였다. 내면의 고뇌를 공유하려 했으나 완전히 외면 받았다는 생각 때문에 헤어짐을 결심했다.

사랑은 실제로는 나와 내 욕망이 맺는 관계다.

사랑할때, 우리는 나와 상대방, 그리고 내 안의 상상을 연결하는 삼각 관계를 맺는다. 나는 상대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사실은 내 안의 상상을 바라보고, 기다리고 있다.

단지 나에게 필요한 건 내가 마음대로 만든 상상을 수정하고 조금 용기를 내는 일이 아닐까? 결국 사랑으로 다가가게 하는 힘은 자신의 내면에 있기도 하다.

사랑한다는 건 어느 정도 자기를 뒤흔들 각오를 하겠다는 뜻이다.
그 흔들림을 최소한으로 줄이며 행복을 찾을지,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며 행복을 찾을지는 각자에게 달린 문제다.

아무리 강인한 사람이라도 무너지는 때가 있다. (중략) 그런 순간에는 한없이 유약한 새끼 고양이같은 존재가 된다.
⇒ 돌이켜보면 결과적으로 내가 가장 이런 저런 힘들었을 때 관계의 역동성을 상대방이 감당하지 못했던 것 같다.

사랑은 가치의 재산정이다. (중략)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서 인생에 한 번쯤은 자기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들을 바꾸거나 수정하고 재창조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는 점이다.
⇒ 재산정하기에는 처한 상황과 가지고 있던 생각이 너무 달랐던 것은 아닐까?
"사랑을 하면 상대방으로 인해 개인의 가치의 재산정이 이루어진다"라는 명제의 대우 명제는 "상대방으로 인해 가치의 재산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다." 이기도 하다. 마치 마지막 우리의 모습과 같다.

욕망이 대상을 내게로 끌어당겨 내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면, 반대로 사랑은 나를 떠나 상대의 궤도에 들어가 그 세계에 속하고자 하는 일이다.
⇒ 나는 '나 중심주의'를 탈피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나의 사랑은 진정한 사랑은 아니었을 수 있다.

사랑 앞에서는 의미와 형식, 그리고 의무를 떠올려야 한다. 우리는 그러한 '딱딱한 것들' 또한 사랑의 일부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하나의 관계를 맺는다. 그 관계는 모든 역할이 오간다는 점에서 세상의 모든 관계이기도 하다.
서로를 옆에 세워 두거나 저기 어디에 둔 '점'으로 감기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서로의 삶으로 끌어들여 영향을 주고 받은 '선을 만들어가는 운동'이 사랑이다.
(이번 주말 당신과 나는 어디로 갈지 고민해 본다. 혼자라면 가지 않았을, 어느 한적한 바닷가로 떠난다. '창조'된 하루다.)

인간은 아무것도 의지할 게 없을 때, 독립적으로 삶을 모험하지 않는다. 오히려 안전을 보장해 줄 무언가를 지니고 있거나 내면이 힘으로 가득 찼다고 믿을 때 모험을 한다.

이별은 이례적이고 유별난 일이 아니라 필연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중략) 이 아픔이 내게만 주어진 시련이 아니라는 걸 타인으로부터 확인받을 때, 우리는 깊은 위로를 받고 고통의 시간을 견뎌낼 수 있게 된다.

결국 차이를 끌어안는 의지, 그것이 관계를 지탱한다.

이별 속 남겨진 그 사람이 내게 주었던 가치 위주로 상상하기. 무언가를 잃었다기보다는 추억이라는 이름의 선물을 받았다는 마음을 간직한다.

이별 이후의 삶을 받아들일 것. 매일이 새롭게 놓여있다는 사실을 믿을 것.

사랑의 근본적인 속성 중 하나가 낭비라는 진실마저 지울 수는 없다. 사실, 우리는 그 낭비의 순간 때문에 사랑한다.

릴케가 생각하는 진정한 사랑: 두 개의 고독이 서로를 보호해 주고 서로의 경계를 그어놓고 서로에게 인사하는 사랑

서로를 존중하면서 스스로를 지키고 동시에 상대의 세계도 보호하는 사랑을 하는 사람에게 더 새로운 삶이 열릴 것이다.
사랑을 택한다는 것은 동시에 모든 것에 열려 있는 이 사회랑 싸운다는 뜻도 된다. (중략)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헌신하며 그 속에서 무한한 기쁨을 찾아낼 수도 있다.

진정하고도 온전한 사랑이 있다면 자기의 독립성을 지키면서도 타인의 인격을 존중해 맺는 관계이다.

'새로운 삶'을 향한 모험을 시작하며 나의 가치관에 균열을 내고, 그 틈에서 나의 삶 자체가 생성되며 솟아오르는 '차이'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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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인문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통찰하여 사랑의 핵심을 파고든다. 새로운 사랑을 만난 사람, 사랑의 상처에 슬퍼하는 사람, 이별과 아픔을 딛고 다시 사랑을 찾기 시작한 사람

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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