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월, 해외 ETF 세금 개편 때문에 열받아서 스냅샷 글에 불만을 쏟아낸 적이 있다. 절세 혜택이다 노후 준비다 뭐다 해서 사람들 다 끌어모아 놓고 규칙을 바꾸니 어이가 없다고.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났고, 그 사이 제도는 전부 자리를 잡았다. 마침 연금 계좌 리밸런싱을 하면서 지금 상태를 다시 정리했다.
결론부터. TR이 사라진 세상에서는 저분배 성장 지수 ETF가 제일 TR에 가까운 물건이다.

2026년 8월 11일 기준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무슨 일이 있었나: 변화는 세 가지
1. 해외 TR ETF 폐지 (확정)
2025년 7월부터 해외주식형/채권형/금리형 ETF는 분배금 지급이 의무화됐다. 분배금을 자동 재투자하는 TR 방식은 국내주식형 ETF에만 허용된다.
KODEX 미국S&P500TR 같은 기존 해외 TR ETF는 전부 분배형으로 전환됐다. 복원 논의는 없다. 끝난 얘기다.

2. 외국납부세액, 이제 펀드 단계에서 15% 선차감
예전에는 펀드가 미국에서 떼인 원천세 15%를 환급받는 구조였다. 그래서 연금이나 ISA 계좌에서는 해외 배당까지 사실상 온전히 과세이연됐다.
지금은 펀드 단계에서 외국납부세액을 차감한 뒤 분배한다. 어떤 계좌에서든 분배금은 미국 원천세 15%가 먼저 빠진 금액으로 들어온다는 뜻이다.
연금계좌도 예외가 아니라서 "배당 발생 시 한 번(미국 15%), 연금 수령 시 또 한 번(연금소득세)" 이중과세 논란이 터졌다.
3. 보완책: 크레딧 공제 (지금은 발효 상태)
논란이 커지자 정부가 크레딧 방식을 내놨다. 분배금에서 떼인 해외 세금을 크레딧으로 적립해 뒀다가, 인출이나 해지 시점의 세액에서 공제해 주는 방식이다.
- ISA(중개형): 2025년 7월 1일부터 시행. 만기 해지 시점에 공제된다.
- 연금계좌: 2025년 1월 1일 이후 발생한 소득분에 대해, 2026년 7월 1일 이후 인출분부터 적용. 즉 이 글을 쓰는 지금은 발효된 상태다.
그런데 크레딧은 떼인 세금의 55%만 쌓인다
여기가 함정이다. 크레딧은 외국납부세액 전액이 아니다.
공제율은 국내세율 9%, 외국세율은 상한 14%를 기준으로 계산해서 약 55.2%다. 배당 1,000만원에서 미국 원천세 150만원을 떼였으면 크레딧은 82만 8천원만 쌓인다. 나머지 67만원은 그냥 사라진다.
게다가 연금소득세율(3.3~5.5%)이 낮아서 그 크레딧마저 다 못 쓸 수 있다. 이중과세 논란은 정리됐지만 "선차감된 15%를 전액 돌려받는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래서 연금계좌에서 뭘 사야 하나
분배금이 나올 때마다 15%가 먼저 빠지고, 크레딧으로는 절반 남짓만 돌아온다. 그러니 연금 계좌 안에서도 분배율이 높을수록 새는 돈이 커진다.
| ETF | 분배율 | 과세 마찰 |
|---|---|---|
| 나스닥100 | 연 0.5% 안팎 | 거의 없음 |
| 다우존스30 | 1%대 | 미미 |
| 미국배당다우존스(SCHD형) | 3%대 | 매년 분배금의 15% 선차감 |
개편 전에는 "고분배 ETF일수록 연금 계좌에 넣는 게 이득"이 정답이었다. 개편 후에는 그 우위가 크게 줄었다. 연금 계좌의 혜택(국내 배당소득세 15.4% 이연, 저율 과세, 금융소득종합과세 제외)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해외 원천세 15%만큼은 계좌를 가리지 않고 새기 시작했다.
덧: ISA는 또 바뀔 판
2026년 8월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에는 ISA 개편이 들어 있다. 국내 투자 전용인 "생산적금융 ISA"를 신설하고(비과세 혜택이 크지만 해외 ETF 편입 불가), 일반 ISA는 최대 계약기간 5년 제한과 납입한도 이월 폐지(2027년 납입분부터)가 예고됐다.
아직 정부안이라 국회에서 바뀔 수 있다. 다만 방향은 명확하다. 해외 투자에 주던 세제 혜택은 계속 줄어드는 쪽이다.
사실 ISA 개편은 전에도 추진되다 무산된 적이 있다. 나는 그걸로 끝난 얘기인 줄 알았는데, 이번에 다시 살아났다. 어차피 확정도 안 된 개편안이니 일단 지켜본다.
연금 계좌를 뭘로 채울지도 아직 정하지 못했다. 다만 기준 하나는 섰다. TR이 사라진 세상에서는 분배율 낮은 지수 ETF가 새로운 TR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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